베르디

 

 

오페라  <아이다>

 

   

 

Giuseppe Verdi

- Opera  "Aida" -

   

     

  

   

21 

른편에 이지스의 신전이 있으며, 때는 밤이다. 아무도 없는 무대 위의 신전 속에서 제사장들과 무녀들의 기도소리가 들려 온다. 이때 작은 배 한 척이 강변에 닿고 암네리스 공주가 시녀들과 위병들의 호위를 받으며 배에서 내린다. 그녀는 라다메스와의 결혼을 앞두고 행복을 빌려고 이 신전에 온 것이다. 다시 신전에서는 기도소리가 들려온다.

무녀들. 사제들 : (사원으로 들어온다) 영원한 어머니시여, 정배하신 오시리데. 무한한 사랑 주소서. 신께 비옵니다. 우리를 도와 주소서. 사랑의 어머니.

람피스 : (암네리스에게) 이지스 성전에서 자기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진심으로 기도 하시오. 이시데 신께서 당신의 진정을 동정하여 주실 것이라 기도하시오.

암네리스 : 네. 기도하리다. 그의 사랑 영원히 변치 않게. 영원히 나에게 변치 않도록.

람피스 : 자 어서 들어가 기도하오.

무녀들,사제들 : 우리를 도와 주소서 사랑의 어머니시여..

   

 

   

22 

여기에 아이다가 라다메스를 만나기 위해 남몰래 나타나는데, 그를 기다리며 유명한 아리아 <오! 나의 조국이여(O! Patria mia)>를 부른다.

아이다 : 오, 나의 고향이여, 이제 다시는 너를 볼 수 없겠구나! 결코 너를 보지는 못하리라! 오, 푸른 하늘이여, 오, 고향의 부드러운 미풍이여, 고향의 싱그러운 아침은 눈이 부셨다. 오, 푸른 언덕이여, 향기 짙은 강변이여, 오, 즐거움으로 가득 찼던 그 집은 지난날 내 사랑으로 미래가 확약되어 있었지. 이제 그 꿈은 사라져 버렸다! 오, 나의 고향이여, 너를 결코 다시 보지 못하겠구나!"

   

 

   

23 

이때 아이다의 아버지인 아모나스로가 먼저 나타나 그녀의 애국심에 호소하며, 라다메스에 대한 아이다의 사랑을 이용하여 이디오피아의 남아 있는 군대를 토벌하려는 이집트 군의 진로를 알아내라고 명령한다. 이때 부르는 2중창 <오, 나의 조국, 어찌하여 그대는 내게 이다지도 커다란 댓가를 지불하는가>는 딸의 사랑을 이용하여 협박하는 아버지의 심정과 사랑과 조국 중에서 갈등을 하는 딸의 심정이 아주 잘 나타나 있다. 그녀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서움에 떨지만 결국 아버지의 명령에 복종하기로 하는데, 라다메스가 나타나자 아모나스로는 허둥지둥 덤비며 덤불 사이로 숨는다.

            (아모나스로 들어온다)

아이다 : 아! 아버지!

아모나스로 : 좀 조용히. 나 너를 지금 찾았었네. 너의 맘 다 알고 있다. 라다메스를 기다리고 있지? 그 자를 사랑하지? 그러나 너는 노예의 몸이라 희망이 없다. 그 공주가 방해할테니...

아이다: 노예라 하지만 나 아버지의 딸이오.

아모나스로 : 나의 딸이라면 나의 말 들어라. 그러면 소원 풀 수 있다. 조국과 사랑도 모두 얻게 되리라. 아름다운 조국의 푸른 산천 우리 다시 한번 보고 싶어라.

아이다 : 아름다운 조국의 푸른 산천..

아모나스로 : 우리 고향에 같이 돌아가서 너는 그이와 함께 살으리..

아이다 : 꿈에 그리던 나의 고향에서 그이와 같이 살 수 있다면 죽어도 한이 없소.

아모나스로 : 그러나 지금 우리 고향 땅에는 이집트 군사의 침략을 당해 산천이 모두 피바다가 된 것. 우리 영원히 잊을 수 없다.

아이다 : 아! 나의 고향 불행한 내 조국. 나의 이 슬픔 참을 수 없소. 자비하신 우리의 신, 평화를 주옵소서.

아모나스로 : 라멘타... 구원 받으라. 그러나 적은 우리 군사들을 무서워하여 다시 우리를 치려한다. 어떤 길로 올지 알 수 있다면...

아이다 : 누가 잘 알고 있소? 누가?

아모나스로 : 바로 네가!

아이다 : 내가?

아모나스로 : 라다메스가 곧 나타나리. 그에게서 알아 내야만 한다. 알았나?

아이다 : 무서워! 무슨 말씀이오? 그건 못하오!

아모나스로 : 그렇다면 우리의 조국과 우리의 백성은 멸망하고 말리라! 사랑하는 형제들, 아름다운 강산 모두가 피로써 물 들리라.

아이다 : 아! 아버지!...그만

아모나스로 : 넌 내 딸이 아니다!

아이다 : 용서하여 주시오!

아모나스로 : 고향땅 피로 물들어 산천이 통곡할 때 죽음의 암흑 속에서 사자들 신음소리. 원한을 품은 백성들 널 저주 하리라!

아이다 : 제발 그만. 이버지!

아모나스로 : 사자들의 그림자 암흑속에서 나와 너를 따라 다니며...

아이다 : 아!

아모나스로 : 괴롭힐 것이다...

아이다 : 아버지!

아모나스로 : 네 어머니...

아이다 : 아!

아모나스로 : ...원망소리...

아이다 : 아 제발!

아모나스로 : 널 저주하리.....

아이다 : 아 제발! 아버지 그만!

아모나스로 : 내 딸이 아니다. 저 이집트 왕의 종이다!

아이다 : 아! 용서를. 아버지 어찌 제가 적을 돕겠소.... 우리의 신께 맹세합니다. 난 당신의 딸.조국을 위해 무엇이든 모두 다 바치겠습니다.

아모나스로 : 우리 사랑하는 조국을 위하여 나 너를 괴롭혔으나, 참고 견디어라.

아이다 : 내 사랑하는 조국을 위해 무엇이든 바치겠소.

아모나스로 : 가련한 내 아이다. (라다메스가 나타나자 나무 뒤로 몸을 숨긴다)

   

 

   

24 

아이다는 자기를 찾는 라다메스를 향해 암네리스 공주나 사랑하라고 빈정댄다. 그러나 그는 이번 패잔병을 치고 돌아 와서는 그녀에게 결혼 신청을 하겠다고 하자, 아이다는 그에게 자기와 함께 자신의 고국으로 돌아가자고 간청한다.

라다메스 : 내 사랑하는 나의 아이다!

아이다 : 안되오 그만 가야하오.

라다메스 : 우리 같이 만났으니...

아이다 : 암네리스 곁으로 빨리 돌아가시오...

라다메스 : 무슨 소리? 나 진심으로 당신을 사랑해. 우리의 신께 맹세할 수 있네.

아이다 : 신께 모독을 하지마오. 암네리스를 진정 사랑하면서...

라다메스 : 나의 아이다, 날 믿어주오.

아이다 : 날 버리지 않으시면 당신 사랑하는 조국과 왕과 그의 딸 암네리스도 모두 멸망할 것이오.

라다메스 : 내말 들으시오 아이다. 그대의 나라 군사들이 앙심을 품고 다시 싸우려고 일어났소. 우리의 왕께서는 나를 시켜 그대들의 군사들을 치게 했소. 승리의 개선 할 수 있을 때 우리의 사랑 말하려오. 우리의 영원한 사랑 위해 그들 앞에 나가 고백하여 자비를 구하겠소.

아이다 : 그러나 암네리스를 어떻게 하겠소? 반드시 그녀의 무서운 복수심은 우리에게, 또 아버지에게 오리다.

라다메스 : 염려 마시오.

아이다 : 아니오. 염려가 되오. 그러나 나를 사랑한다면... 이곳을 떠나는 것...

라다메스 : 이 곳을?

아이다 : 어서 도망을..

라다메스 : 도망을?

   

 

   

25 

그곳에서만이 그들은 공주의 질투심에 불타는 증오의 손길을 벗어날 수 있다면서 <적의에 가득찬 이 곳으로부터 도망갑시다>라고 노래부른다. 그리고 병사들이 배치되어 있지 않은 길이 어디냐고 묻는다. 그는 처음에는 주저하다가 마침내는 마음이 약해져서 " 나프타(Naptha)의 골짜기"라고 대답한다. 이때 덤불 속에 숨었던 아모나스로가 "나프타"라고 외치며 뛰어 나온다. 라다메스가 놀라자 아모나스로는 자신의 신분을 밝힌다.

아이다 : 저기 남쪽을 향해서 이곳을 떠나시면 우리를 반겨주는 새 고향이 있다오. 사랑의 보금자리는 꽃 향기 속에 묻히고, 꽃 나비 춤추며 새들도 노래하니 복된 황홀, 그 속에서 영원히 살으리.

라다메스 : 이곳을 버리고 함께 떠나자고? 내 나라를 버리고 나 어찌 떠나리! 사랑하는 내 고향, 내가 지켜온 나라, 나에게 사랑 준 곳 나 어찌 떠나리?

아이다 : 사랑의 보금자리는...

라다메스 : 나에게 사랑 준 곳 어찌 잊을 수 있으리오? 나에게 사랑 준 곳 어찌 잊을 수 있으리오?

아이다 : 내 고향 아름다운 푸른 하늘, 푸른 산천, 모두 우리 위해 축복해 주리라. 산들도 우리 사랑 축복해 주리라....

라다메스 : 내 고향도 버리고 나 어찌 떠나리! 나에게 사랑 준 곳 어찌 잊을 수 있으리오?

아이다 : 돌아가시오. 가오!

라다메스 : 가라고!

아이다 : 가오!

라다메스 : 나 진정으로 너를 사랑해. 당신 두고 어딜 가오.

아이다 : 가오...가오... 암네리스가 기다리오.

라다메스 : 아니 절대로!

아이다 : 절대 안간다고? 그러면 아버지와 나를 먼저 죽이시오.

라다메스 : 아니! 자유를, 자유의 나라를 찾아 인간 고통 없는 곳에 복된 보금자리 찾아 사랑을 이루어 봅시다. 끝 없는 사막이라도 우리에겐 사랑의 보금자리. 하늘의 별들도 우리 위해 축복하리라.

아이다 : 우리의 고향 산천은 자유로운 복된 나라. 꽃 향기으 바람 불며 새들도 노래하며 사랑해. 푸른 언덕과 푸른 들은 우리에겐 사랑의 보금자리. 하늘의 별들도 우리 위해 축복하리라.

아이다, 라다메스 : 가자. 같이 이 곳을 떠나 고통 없는 자유의 나라로, 사랑의 보금자리를 찾아 갑시다.

아이다 : 그러나 군인 없는 안전한 길은 어느 쪽이오?

라다메스 : 적을 치기 위하여 진격할 길은 내일까지는 비어 있을 것이오.

아이다 : 그건 뭐라 하오?

라다메스 : 나프타의 골짜기...

아모나스로 : 나프타의 골짜기! 우리도 거기서

라다메스 : 아니 누구냐?

아모나스로 : 아이다의 아버지, 이디오피아의 왕이오.

   

 

   

26 

아모나스로는 그들의 관계를 말하며 함께 도망치자고 재촉하는데, 이 광경을 본 암네리스 공주는 "반역자"라고 외치며 무사들에게 체포하라고 명령한다. 옆에 있던 아모나스로가 칼을 뽑아 공주를 찌르려 하자 라다메스가 이를 제지한다. 아모나스로와 아이다는 급히 도망을 가지만 라다메스는 거부한다. <이지스의 사제여, 나는 당신 곁에 남아 있겠소이다>라고 말하면서 그는 제사장에게 자신의 칼을 넘겨주고 체포된다.

라다메스 : 네가!... 아모나스로!... 아!....왕이!... 하느님! 아니, 당신이 그럴리 그럴리 있나. 거짓말이다. 나를 속일 수 없을 걸.

아이다 : 진정하시오.

아모나스로 : 아이다의 사랑을 믿는다면....

아이다 : 당신, 내 사랑 믿으시오.

아모나스로 : 우리의 왕 되리라.

라다메스 : 내 나라의 반역자! 나 어찌 반역자가 될 수 있으리오!

아이다 : 진정을!

아모나스로 : 아, 네겐 죄가 없도다. 모든 것은 운명의 장난이다.

라다메스 : 내 나라의 반역자!

아이다 : 아니오.

아모나스로 : 아니오.

라다메스 : 어찌 내 나라를 반역 할 수 있으리오.

아모나스로 : 네게는 아무 죄 없도다.

아이다 : 진정을....

아모나스로 : 저 닐로강 저편에는 우리의 군사들이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네. 어서 이 자리를 어서 떠납시다.

               (이때 기도를 마치고 나온 암네리스가 나타난다.)

암네리스 : 반역자!

아이다 : 암네리스가!

아모나스로 : (칼을 뽑아 암네리스에게 달려든다) 나의 일을 훼방하려나! 죽어라!

라다메스 : (암네리스를 감싼다) 무슨 짓. 안되오!

아모나스로 : 내 원수!

람피스 : 어서 빨리!

라다메스 : (아이다와 아모나스로에게) 어서! 어서 가시오!

아모나스로 : (아이다를 질질 끌며) 가자 이 곳을 떠나자.

람피스 : (병사들에게) 빨리 잡아라!

라다메스 : (람피스에게 칼을 넘겨주며) 제관이여, 난 여기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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