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은 어린이를 아주 좋아했다고 한다. 평생을 독신으로 지냈고, 가정적으로 혜택받지 못한 때문인지 그는 친구 집에서 한 가족이 단란하게 지내는 속에 끼이는 것을 무상의 즐거움으로 여겼다고 한다. 라벨은 자주 코데브스키라는 친구 집에 놀러갔다. 그러고는 친구 내외는 젖혀두고 장과 미미라는 두 아이들과 몇 시간이고 함께 놀았다. 그는 또 손재간이 비상해서 눈깜짝할 사이에 종이인형을 만들어 냈고, 어린 미미를 무릎에 앉히고는 <옛날 옛적에...> 하는 식으로 그가 알고 있는 옛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1908년(33세)에 피아노 연탄곡으로 작곡한 이 곡 <마 메르 르와>(영어로는 어미거위라는 뜻)는 이 코데브스키의 두 자녀 장과 미미를 위해 씌여진 것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2년 뒤 마르그리트롱의 어린 제자들인 8세와 10세의 꼬마들에 의해 초연되었다. 이 후 1912년(37세)에 이 곡을 오케스트레이션하여 발레음악으로 사용하였는데 기존의 5곡외에 <전주곡>과 <물레의 춤과 정경>, 간주곡 4곡을 첨가하였다. 이 <마 메르 르와>는 당대의 유명한 시인 샤를르 페로와 작가 돌느와 백작부인, 드 보몽 공작부인들의 옛이야기를 제재로 삼았다. 원래가 어린이가 연주하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매우 단순 간결하고 연주 기교도 그다지 어렵지 않다. 그러나 기교가 뛰어난 라벨이 쓴 것인만큼 그 내용은 매우 함축성이 있고, 그것을 교묘히 단순화 시켰다. 동시에 이 단순 속에는 어린이 특유의 감각의 신선함과 상상력의 자유로움이 살려져 있는 것이 이 곡의 커다란 특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