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물의 희롱은 1901년(26세)에 작곡된 것인데, 라벨의 초기 피아노 작품의 걸작으로 꼽힌다. 이 곡은 전형적인 인상주의 수법으로 씌어져 있는데, 그보다 13살 위인 드뷔시 조차도, 이때까지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피아노를 위하여> 정도 밖에 쓰지 않고 있던 때다. 드뷔시가 인상주의적 피아노 음악을 확립한 <판화>는 1903년 작품이고, <영상>은 1905년 작품이다. 그러고 보면 라벨 쪽이 피아노 음악에서는 드뷔시보다 한 걸음 앞섰다고 볼 수 있다. 이 곡의 헌사에는 <나의 사랑하는 스승 가브리엘 포레>라고 씌어 있고, 또 악보에는 시인 <레니에>의 시 한 구절 <상쾌한 물에 미소짓는 물의 신>이 곁들여져 있다. 곡은 전체적으로 현란하게 씌어져 있는데, 조용히 흐르는 물의 정감이나 분수처럼 치솟는 약동감을 라벨은 아주 훌륭히 표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