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주르카 Op.17 No.4 가단조
마주르카는 폴로네이즈와 함께 폴란드 농민들의 생활 속에 태어난 향토색 짙은 소박한 무곡이다. 이것은 마로비아 지방에서 발생한 것으로 마주레크라고도 불린다. 마주르카는 느린 템포에 로맨틱한 노래용과 활기찬 무도 반주용의 두 형태가 있다.
Op.17
No.4 가단조에는 "어린(작은) 유대인"이라는 부제목이 붙어 있다.
희미한 끝맺음과 긴장감의 확산은 목가적인 음색이나 꿈꾸는 듯한 선율과 함께 녹턴을
떠올리게 한다. 곳곳에 나타나는 장식적인 페시지는 일반적으로 마주르카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이 곡의 두드러진 점은 반음계 사용의 확대로 조성이 모호하여 마치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점이다. 곡이 시작되어 가단조(A minor)의 으뜸화음을 느끼기 전까지 화성의 흐름은 에올리안 선법이나 도리안 선법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마주르카에서 도처에 나타나는 이러한 선법의 애매한 사용은 이국적인 정서를 느끼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 곡이 작곡된 것이 1832년인 것을 감안한다면 베토벤이 사망한지 불과 5년 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이므로 이 작품이 얼마나 선구적인 작곡기법을 사용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현대음악에로의 문을 연 바그너나 드뷔시에 앞서 이같은 작품이 존재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리스트가 전하는 바에 따르면 쇼팽은 친구들이 그의 마주르카를 일컬어 '스케치북 음악'이라고 부르는 것을 매우 재미있어 했다고 한다. 그만큼 마주르카는 어떤 부담이나 욕심없이 소박하게 내면세계를 담담한 필치로 스케치한 음악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