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사랑>이 탄생한 1840년은 슈만에게 있어서 "가곡의 해"라고 하며, 그 해 9월 12일에 클라라와 결혼을 했다. 여기까지의 고뇌와 환희를 그는 노래를 부르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의 가곡집은 그의 사랑의 일기와 같은 것이었다. 클라라에게 써 보낸 편지에 있는 것과 같이, 이 해에 그의 빼어난 가곡의 대부분이 작곡되어지고 있다. - 어제 일찍부터 나는 새로운 27매의 악보를 쓰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만 나는 기뻐서 울었다 웃었다를 반복하는 것외에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 가락과 반주는 나를 거의 죽이는 듯 하여, 나는 그 속에 빠져들고 맙니다. 그러나 클라라여, 노래를 짓는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요. - <시인의 사랑>은 하이네(Heinrich Heine, 1797-1856)의 시에 붙인 16곡으로 되어 있으며, 1곡부터 6곡까지는 사랑의 기쁨을 노래하고, 7곡부터 14곡까지는 실연의 아픔을 , 마지막 2곡은 지나간 청춘에 대한 덧없는 향수를 노래하고 있다. 곡의 구조는 각각 자유롭게 씌여져 변화가 풍부하며, 형식의 아름다움보다도 시의 추이에 따라서 음악적 내용도 그 명암을 함께하고 있는 점은 주목된다. 또 피아노 반주부가 종래의 반주라고 하는 개념을 뒤엎고 독자적인 피아노의 세계를 열어, 때로는 피아노곡에 노래가 붙어 있는 것이라고 생각되는 곡마저도 있다. 슈만의 <시인과 사랑>은 종래의 어느 잦곡가조차도 성취하지 못한 감정의 미세한 점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 때까지 가곡의 세계에서 맛볼 수 없었던 사랑의 심리인 기쁨과 아픔이 여실히 확대되어 다가오고 있다. |
Im wunderschönen Monat Mai 독일의 겨울은 길고, 세계는 여러 달 회색으로 덮이고, 오월이 되면 일제히 들의 꽃이 피기 시작하며, 새가 노래한다. 이 wunderschönen이라는 말은 독일어 독자적인 말로서, 단지 아름답다고 할 뿐만 아니라, 무엇인가 가슴이 뛰는 듯한 정서적 기분을 지니고 있어 우리말로는 도저히 그대로 옮기기가 힘들다.피아노부는 참으로 멋있고, 사랑의 번민을 끝내 그녀에게 고백하는 가슴의 고동을 전하게 하며, 오월의 향기로움이 떠돈다. 가사의 대의.
Aus meinen Tränen spriessen 1곡에 이어 바로 두 번째곡으로 이어진다. 고조된 기분으로부터 내성적인 자기의 마음에 속삭이는 이 소곡은 가련한 정서를 전하여 준다. 가사의 대의.
Die Rose, die Lilie, die Taube, die Sonne 청춘의 동경에 가득찬 곡. 겨우 22마디로서 이만한 것을 완전히 써낸 슈만의 재능에는 그저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가사의 대의.
Wenn ich in deine Augen seh 종래의 가곡의 관념에서 본다면, 이 가곡은 레치타티보적이고 가락 감각이 빈약한 느낌을 주나, 그 대신 시가 지니는 아름다움은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이 곡에서는 사랑의 속삭임의 한없는 감미로움이 있다. 가사의 대의.
Ich will meine Seele tauchen 상냥한 피아노의 끊임없는 아르페지오에, 노래와는 달리 상냥한 가락에 의해서 피아노만으로도 아름다운 소곡이 될 수 있는 곡이다. 백합의 꽃받침의 미묘한 속삭임이 노래가 되어 2절에 걸쳐 흐른다. 가사의 대의.
Im Rhein, in heiligen Strome 왼손의 옥타브는 큰 사원에서 들려오는 오르간을 나타내고, 그 위에 라인 강의 물결이 오른손으로 나타난다.. 가사의 대의.
Ich grolle nicht 여기서 돌연 시인은 애인의 배신을 알게 된다. 이제까지의 감미로운 사랑의 노래는 여기서 모두 과거의 것이 되고, 배신 당한 시인의 슬픔이 여기서 폭발한다. 끊임없이 던져지는 화음으로 "나는 원망하지 않으리"라고 말하는 이성(理性)과, 그 이성에 반대하는 감정의 번민이 들리는 것 같다. 가사의 대의.
Und wüssten's die Blumen, die Kleinen 앞서의 분노의 폭발은 여기서 슬픔으로 옮아간다. 실연의 쓰라림이 피아노의 아름다운 반주에 의해서 불려진다. 가락은 항상 하강하려고 하고, 위로를 기다리는 어린애와 같은 슬픔이 곡을 일관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네"의 미묘한 반음계적 변화는 이 시의 심리적인 움직임을 잘 포착하고 있다. 가사의 대의.
Das ist ein Flöten und Geigen 순수한 피아노곡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곡은 일종의 왈츠이다. 슈만의 작품 2의 <파피용> 풍인 냄새를 풍기면서. 혼례식의 무도 모양이 그려진다. 실연한 젊은이가 그의 애인이 다른 남자와의 결혼식에서 춤추는 모습을 손톱을 물어 뜯으며 바라보고 있는 것을 묘사하고 있다. 가사의 대의.
Hör' ich das Liedchen klingen 이 노래가 지니고 있는 단순한 가락은 거의 민요적이나, 그 소박함에 의해서 한층 마음에 스며드는 듯한 슬픔을 가지고 있다. 11마디에 달하는 여운 있는 반주도 슈만다운 뉘앙스를 내고, 대위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거침없이 흘러나온다. 슈만적인 영탄의 전형이리라. 가사의 대의.
Ein Jüngling liebt ein Mädchen 슈만다운 풍자를 지닌 곡이며, 그것은 특징 있는 당김음에 의하여 강조되고 있는데, 스타일로서는 다분히 슈베르트적이며 발라드풍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시인의 사랑의 괴로움을, 여기서는 조금 조롱하고 있는 듯한, 제3자적 입장에 서서 이 시인을 보고 있는 듯하다. 그러므로 주정적(主情的)인 창법이 요구되던 지금까지의 노래와는 갑자기 변하여, 여기서는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연주가 요구된다. 여기에 슈베르트적인 요소가 보태진다. "이것은 옛날 이야기지만, 언제 들어도 새롭네"의 대목은 이야기의 결말을 짓는 사랑의 진리를 말하여 풍자가 넘치는 표정이다. 후주에서 으뜸화음을 세 번이나 울리는 것도 사랑에 대한 조화일 것이다. 가사의 대의.
Am leuchtenden Sommermorgen 아름다운 피아노의 전주는 돌연 도이칠란드 6화음으로 시작한다. 어디까지나 슈만다운 방식으로 시작하는 것 같지 않게 시작하고, 끝나는 것 같지 않게 끝난다. 부드러운 분위기가 이 곡 전체에 흐르고 있어 기분 좋다. 끊임없는 피아노의 아래가기의 펼친화음이 색채감을 수반하여 노래를 이끌어 간다. 가사의 대의.
Ich hab im Traum geweinet 심리적으로 말하면, 이 13번 곡과 계속되는 14번 곡이 정점을 이루고 있다. 한밤중 꿈에서 깨어 눈물을 흘리는 자신에게 또 새로운 눈물이 솟아나는 애처로움은, 우리 나라 고전 속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가곡은 레치타티보의 장점을 교묘하게 가락에 이용하여 성공하고 있다. 가사의 대의.
Allnächtlich im Träume 이 간소한 하모니로 지탱된 3절의 노래는 사랑의 감미로움과 슬픔을 시 이상으로 그리고 있다. 시인이 걸어온 사랑의 편력은 이 14곡에서 끝을 내는 듯하다. 뒤의 나머지 2곡은 이들의 과거를 돌이켜볼 때 생기는 청춘의 노스텔지어일 것이다. 그런 까닭에 이 곡은 시인의 마음을 드리우는 최후의 그림자이다. 마지막 순간의 불꽃은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이 곡도 그와 같이 꺼져가는 청춘의 마지막 순간에 있어서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황혼의 광채가 저녁 어스름에 꺼지려고 하는 그 쓸쓸하고 조용한 아름다움을.... 가곡이라기보다 오페라의 격한 대화 같다. 가사의 대의.
Aus alten Märchen 8마디 정도의 가벼운 리듬에 의해 이 곡은 특징지어져 있다. 이 주제는 24마디째에서 조바꿈하여 한층 밝게 "녹색의 나무들은 태고의 가락을 노래하고"의 대목에서 활달하게 노래되면, 또다시 조바꿈되어 "대기는 아무도 모르게 소리를 내고"에 들어가 활발한 조바꿈이 전개된다. 시의 약동에 따라서 음악도 전곡을 통하여 가장 강렬한 다이나믹을 요구하여 온다. 그리고 증4도나 단7도를 동반한 가락 " "샘물도 높이 들린다"는 점차 그 음정을 높이어 최고조의 "ach, ach!"로 들어간다. 이제까지의 사랑의 악몽을 여기서 순간에 날려 버리는 것이다. "아, 그 나라에 갈 수 있다면"의 대목부터 첫머리의 주제가 확대되어서 나타나고, 아다지오로 들어가 페르마타 후에 가벼운 주제가 피아노로 재연주되며, 그것은 허무한 환영이라는 것을 말한다. 가사의 대의.
Die alten, bösen Lieder 이제까지의 시를 커다란 관속에 넣어서 바다에 가라앉혀 버리려는 망각에의 동경을, 슈만은 이 시인의 사랑 끝맺음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사랑과 괴로움을 담은 이 관은 크고 무거우며 보통 사람이 들 수도 없다. 첫머리의 화음은 과거와의 결별을 선언하는 듯하다. 인상 깊은 피아노의 음형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관은 하이델베르크의 술통보다 크지 않으면 안된다"의 대목에 나타나는 멜로디는 장조에서 단조로 또 다시 장조로 1음씩 상승하면서 레치타티보풍의 코다로 들어간다. 후주 15마디의 아름다운 피아노 가락은 6/4박자로 변화하여 12번째 곡의 후주 부분이 재현된다. 그러나 그 가락은 계속되는 피아노의 레치타티보에 의해 차단된다. 계속되는 악구의 반복을 거쳐 각각 회상속에 이 <시인의 사랑> 전 16곡은 끝을 맺는다. 가사의 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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