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벨  Ravel, Maurice Joseph


볼레로 Bolero

 

 

   

볼레로는 1928년 유명한 러시아의 여배우 겸 전위적인 무용가였던 이다 루빈시타인(Ida Rubinstein)을 위해 그해 6월부터 10월에 걸쳐서 완성되어 11월에 파리의 오페라좌에서 루빈시타인의 무용단에 의해 초연되었다.

  

미국 여행에서 돌아온 라벨은 파리의 뮤직 홀에서 유행하던 통속적인 스페인-아라비아풍의 댄스곡에서 착상을 하였다고 한다. 라벨은 이 곡에서 단 하나의 테마를 사용하여 이를 조금도 전개시키지 않고

리듬도 변화시키지 않고 임시 다른 악구도 삽입하지 않으면서, 전곡을 통해 같은 테마를 되풀이하면서도 조금도 청중을 지루하게 하지 않는 효과를 내고 있다. 그는 특수한 악기 편성으로서 이 테마에 여러 가지 색채를 주어 이 난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볼레로는 스페인의 무곡으로 1780년경 당시의 유명한 무용가 돈 세바스챤 세레소가 고안한 춤으로, 악센트가 강한 3박자를 사용하여 현악기와 캐스터네츠의 반주로 연애의 흥분을 상상시키는 몸짓으로 보통 한 쌍의 남녀가 추는 것인데, 남자가 여자보다 더욱 정열적으로, 또한 정감이 풍부하게 추게 되어 있다.

그러나 라벨의 이 <볼레로>는 스페인 무곡으로서의 볼레로가 아니고 <볼레로>란 제목이 붙은 관현악곡이다. 그 이유는 그 템포가 스페인의 민속 춤곡보다 두배나 느린 템포를 지녔다는 점이고, 원래 볼레로의 리듬과 다르게 작곡되었다는 점이다.

 

        본래의 볼레로 리듬  

        라벨의 볼레로 리듬  

 

이 발레의 무대는 스페인의 작은 주막이다. 무대 안의 희미한 벽쪽 탁자를 둘러싸고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있다. 그 가운데에 커다란 탁자가 있고, 그 위에서 댄서가 발을 구르며 스텝을 연습하고 있다. 처음 그녀는 약간 점잖게 시작하였다. 익숙해짐에 따라 이것을 격렬하게 되풀이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러다가 춤이 점점 흥겨워짐에 따라, 그들은 귀를 기울이고 눈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다. 되풀니되는 리듬이 그들을 끌어당기고 결국 그들은 일어서서 탁자에 다가가서 그녀를 둘러싼다. 그들은 댄서를 한가운데 놓고 함께 열광적인 춤을 추기 시작한다.

 

이 발레곡은 매우 특수하고 독창적인 요소를 몇가지 지니고 있다.

  첫째, 리듬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같고 기본 리듬이 단순히 되풀이 된다. 박자나 템포도 역시 시종 변화가 없다. 이러한 것은 사교 춤 이외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둘째, 주제와 응답의 가락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개되지 않고, 변주도 없이 9번씩 되풀이하여 곡을 이루고 있다.

  셋째, 전 곡은 역시 C(다)장조로서 단순하게 계속되어 마지막 2마디만이 조바꿈되어 있다.

  넷째, 곡의 절반까지는 주제 가락에 대하여 가락적 화성이 없으며, 악기는 독주 이외에서는 유니슨으로 연주되고, 그 밖의 악기는 리듬을 새기며, 악센트를 붙일 뿐 후반에 와서 처음으로 담백한 평행 화현이 붙는다.

  다섯째, 곡의 억양(강약)이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하나의 크레센도로서 이루어져 있다.

 

이 곡의 성공 원인은 대중적인 친근감이라는 표면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그 보다도 작곡가의 헤아릴 수 없는 아이디어와 오묘하기 짝이 없는 기교에 있다고 하겠다.

이 곡을 듣는 사람들은 거의가 그 가락의 아름다움에 매혹되고, 그 되풀이에 이끌려 가기 마련이다. 이러한 점에서도 라벨의 교묘하고 독특한 트릭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으며, 두 번씩 되풀이되는 주제와 응답 사이에 2마디씩 가락이 없는 리듬 반주만을 삽입했다는 점이나 그 2마디 사이에 다음에 나오는 가락에 대한 기대를 품게 한다는 점에서 가락의 되풀이에 대한 매력을 뚜렷이 높이고 있는 것이다.

전반에서 가락을 독주시키거나 유니슨으로 연주시키는 창의성도 매우 독창적이며, 같은 가락이 1회마다 음빛깔을 바꾸어 나타내는 점이 이 곡에 큰 매력을 주고 있다. 더구나 2종류 이상 5종에 이르는 악기에 유니슨을 연주시켜 음색의 변화를 가져오게 한 라벨의 독창 효과의 훌륭함은, 그야말로 오케스트레이션의 마술사라고 불리운 라벨다운 솜씨라 하겠다.

그리고 후반에서 평행화현으로 담담하게, 그리고 갈수록 색체적으로 처리한 점은 여유있는 리듬의 연속에 잘 조화됨과 동시에, 매우 느리게 더해오는 크레센도의 효과와도 조화를 이룬다.

이 곡의 스코어는 연구하면 할수록 표면에 나타나지 않는 교묘한 아이디어가 숨어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bullet03_redsign.gif 악기편성 : 피콜로, 풀루트 2, 오보에 2, 코랑글레(잉글리쉬 혼), 클라리넷 2(Eb, Bb), 베이스 클라리넷(Bb),
              파곳 2, 콘트라파곳, 호른 4(F), 소트럼펫(D), 트럼펫 3(C), 트롬본 3, 튜바, 색소폰 3(F,Bb, Bb),
              팀파니 3, 작은북 2, 큰북, 심벌즈, 탐탐, 첼레스타, 하프, 그리고 현악5부.

 

bullet03_redsign.gif 연주시간 : 약 15 분

                

 

 

다음의 세 악보를 잘 눈여겨 보아둘 필요가 있다.

bullet03_blue.gif 먼저 저음현의 피치카토를 타고 작은북이 극히 여린 피아니시모(pp)로 원래 볼레로의 리듬으로부터 조금 변형시킨 리듬 주제 2마디를 연주하기 시작하는데, 이 리듬은 끝맺음을 위한 마지막 2마디를 제외하고는 한번도 흐트러짐이 없이 끝까지 계속 되풀이된다. 단 갈수록 리듬도 악기가 더해져 점점 강하게(크레센도) 연주한다.

 

R

 

bullet03_blue.gif 맨 처음에는 볼레로 리듬 주제가 2회(4마디) 피아니시모(pp)로 연주되고, 주제 가락 A와 응답 B가 각각 2회씩 악기를 바꾸어 가며 점점 강하게 연주되는데, 그 사이 마다 볼레로 리듬이 한 번씩(2마디) 끼어 든다. 이것이 통틀어 4회 반복된 후에 마지막으로 A가 한 번 연주된 후 리듬이 나오고 B가 변형되면서 장대하게 곡을 끝맺는다.

   이를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R 볼레로 리듬,  주제가락 A,  주제가락 B)

 

  R + [(R + A) * 2 + (R + B) * 2] * 4 + (R + A) + (R + B')  

 

A

 

bullet03_blue.gif 주제 가락 A는 다장조로 진행되는데 반해, 주제 가락 B는 바장조에서 바단조를 오가면서 진행된다.

 

B

 

          

 

bullet03_blue.gif 곡의 진행에 따른 악기의 변화는 다음과 같다.

 

가락

주제가락 연주 악기

리듬 반주 악기

풀루트 독주

작은북2, 비올라, 첼로

클라리넷 독주

작은북2, 풀루트, 비올라, 첼로

파곳 독주

작은북2, 풀루트, 비올라, 첼로

클라리넷(Eb) 독주

작은북2, 풀루트, 비올라, 첼로

오보에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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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 콘트라베이스

풀루트와 트럼펫 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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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색소폰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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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베이스

소프라노 색소폰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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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로, 콘트라베이스

피콜로1, 호른1, 첼레스타의 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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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보에2, 호른1, 클라리넷2 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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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롬본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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