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르그스키  
Musorgskii, Modest Petrovich
                            (1839 - 1881 : Russia)


전람회의 그림
 

 

 

  bullet02_orange.gif 곡명 : 전람회의 그림 (Pictures at an Exhibition)

 

  러시아의 작곡가 무소르크스키가 화가이자 건축가인 친구 하르트만의 유작 전시회를 보고 작곡한 곡으로, 그의 대표적인 기악 작품일 뿐 아니라 19세기의 가장 독창적인 피아노 음악의 하나로서 후세에 큰 영향을 끼친 명작이다. <전람회의 그림>은 모두 10편의 그림을 표현한 10곡으로 이루어지는데, 여기에 각 작품들 사이에서 이동하는 관람자의 모습을 연상하게 하는 '프롬나드'가 곡 사이에 등장한다. 그 배열의 훌륭함도 그렇지만 무소르그스키 특유의 대담한 독창성이 전곡에 넘쳐 있어서 그 음악적 신선미는 현대에 있어서도 조금도 퇴색되지 않는다.

  출판은 그의 사후 5년이 지난 1886년에 림스키-코르샤코프의 알선에 의하여 행하여졌는데 그 후에는 거의 연주되는 일이 없었다. 그러나 이 피아노곡은 이상할 만큼 강렬한 표현을 지니고 있으며 데생이 튼튼하게 되어 있어서 많은 작곡가들에게 관현악으로의 편곡에 흥미를 돋우게 하였다. 투슈마로프, 우드, 레오날데, 라벨, 카이제, 게르 등 적어도 6가지가 있는데 현재는 거의 라벨에 의한 광채가 찬란한 편곡만이 일반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라벨은 이 곡을 편곡할 때 원곡의 특징을 충실하였으며 근대 관현악법의 묘를 살려 눈부신 색채를 만들어 내었다.

  피아노 원곡의 느낌과 관현악의 화려한 색채감을 비교해서 들어보자.

* Isao Tomita(일본)는 이 곡을 신디사이저로 재작곡하여 연주하고 있다. 한번쯤 비교하여 들어볼만 하다.

          

           

anib06.gif 제1곡 : 프롬나드, 난쟁이

피아노

관현악

Synthesizer 연주

프롬나드

난쟁이

 

     

   프롬나드(Promenade), Allegro giusto, 내림나장조 5/4박자와 6/4박자가 교체됨

   소박한, 그러나 러시아 민속음악의 특색을 지닌 힘찬 주제가 점차 음을 더해가며 중후한 맛을 느끼게 한다.(악보1)

     

     

  난쟁이(Gnomus),   Vivo,  내림사장조,   3/4박자

 

  그놈스(Gnomus)는 땅 속의 보배를 지키는 신. 하르트만의  원화는 분실되어 볼 수가 없지만, 일설에 의하면 크리스마스 트리에 장식된 난쟁이 호두까기 인형을 그렸다고 한다. 안짱다리로 뒤뚱거리며 뛰어 다니는 모습과 음울한 기분이 교묘하게 묘사된 재미있는 리듬의 음악이다(악보2).

  이윽고 Poco meno mosso pesante가 되어 안타까운 감정이 그려진다(악보3).

     

     

             

              

            

anib06.gif 제2곡 : 프롬나드, 옛성(古城)

피아노

관현악

Synthesizer 연주

프롬나드

옛성

 

     

   프롬나드(Promenade), Moderato commodo e con delicadezza, 가장조 5/4박자와 6/4박자가 교체됨

                                                처음 때보다 좀 더 부드러운 표정으로 나타난다.

     

  

   옛성(古城) Il vecchio castello,

     Andante molto cantabile e con dolore, 올림사단조, 6/8박자

 

  원화는 하르트만이 1864년부터 1867년에 걸쳐 이탈리아, 스위스, 불란서 등지에 여행했을 때 그린 수채화이며, 넝쿨로 뒤덮인 중세 이탈리아의 옛 성과 그 밑에서 악기를 든 음유시인이 노래하는 그림이다. 낭만적인 정감이 넘치며, 라벨의 편곡은 그 서정적인 선율을 파곳과(악보4) 앨토 섹스폰(악보5)으로 유려하게 연주한다. 

     

     

   

   

     

anib06.gif 제3곡 : 프롬나드, 튜일르리의 정원

피아노

관현악

Synthesizer 연주

프롬나드

튜일르리의 정원

 

     

   프롬나드(Promenade), Moderato non tanto pesante, 나장조 5/4박자와 6/4박자가 교체됨 

     

  튜일르리의 정원(Tuileries),

Allegro non troppo capriccioso, 나장조 4/4박자

 

  역시 하르트만이 유럽 여행 때 그린 그림인데, 튜일르리의 정원은 빠리의 루브르 궁전에 인접하여 만든 유명한 정원이며 어린이나 그들을 데리고 온 어른들의 놀이터이다. 음악은 정원에서 놀다 지친 어린이들의 싸움을 싱싱하게 음악으로 묘사하고 있다(악보6). 중간부에 정다운 가락이 등장하지만(악보7) 다시 주부가 재현되고 끝난다.

     

     

 

         

      

      

anib06.gif 제4곡 : 비들로 - 폴란드의 소달구지

피아노

관현악

Synthesizer 연주

  비들로

 

     

  비들로(Bydro),

   Sempre moderato pesante, 올림사단조 2/4박자

 

  비들로(Bydlo)는 폴란드 농민의 큰 수레바퀴가 달린 소달구지이며 그 달구지가 눈 녹은 진창길을 느릿느릿 나아가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하르트만은 1868년 폴란드의 비슬라 강 상류의 산드미에 시에서 약 1개월 동안 산 적이 있었는데 아마 그때 그린 그림으로 추정된다. 무소르그스키는 낮은 음역을 써서 비들로의 느릿느릿한 걸음걸이를 잘 나타내고 있다. 곡 전체는 폴란드라기 보다는 러시아의 흙 냄새가 더 풍긴다.(악보8)

     

 

             

        

      

anib06.gif 제5곡 : 프롬나드, 껍질을 덜 깬 병아리의 춤

피아노

관현악

     

   프롬나드(Promenade), Tranquillo, 라단조 5/4박자와 6/4박자가 교체됨

  그림에 앞서 연주하는 '프롬나드'의 표정은 어둡고 쓸쓸하다. 무엇인가 무소르그스키에게 그러한 슬픈 느낌을 줄 만한 남다른 추억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껍질을 덜 깬 병아리의 춤(Ballet de poussins dans leurs coques),

       Scherzino vivo leggeero, 바장조 2/4박자

 

   원화는 하르트만이 디자인한 의상의 스케치이며, 제 모습처럼 달걀 껍질의 의상을 입은 무용수가 춤을 추고 있다.

   바장조, 2/4박자, 스케르초처럼 활발하게(Scherzino vivo leggero). 이 곡은 발레 '트릴비'의 의상 디자인을 보고 작곡한 것이다. 관현악곡에서 병아리의 삐약거리는 소리는 목관악기로, 주둥이로 껍질을 쪼는 모습은 바이올린으로 묘사하고 있다.(악보9)

     

     

             

          

     

anib06.gif 제6곡 : 사무엘 골덴베르그와 슈뮤일레

피아노

관현악

Synthesizer 연주

두 유대인

 

     

   사무엘 골덴베르그와 슈뮤일레  - 부자 유태인과 가난뱅이 유태인,  Andante, 내림나단조 4/4박자

     

 하르트만의 원화에는 가죽 모자를 쓰고 멋진 수염을 기른 부자 유태인과 넝마에 낡은 모자를 얹은 채 지팡이를 짚고 꾸부정하게 서 있는 가난뱅이 유태인 늙은이를 그려 놓았다. 부자이면서도 거만한 뚱보 골든베르크와 가난하면서 아첨기가 있고 수다쟁이인 말라깽이 슈뮈일레의 모습을 묘사한 음악이다. 우선 골든베르크의 거만한 이야기가 시작된다(악보10). 슈뮈일레는 놀란 목소리로 재잘재잘 지껄여 댄다(악보11). 그러나 곧 골든베르크의 위압적인 목소리에 슈뮈일레는 움츠러 들고 만다. 훌륭한 성격 묘사로 전 10곡 중에서도 명작에 속한다. 관현악곡의 처음 부분은 현악기가 유니즌으로 사무엘 골든베르크를 묘사하고, 슈뮈일레를 나타내는 둘째 번 부분의 가락이 관악기에 의해서 연주된다.

     

     

         

        

      

anib06.gif 제7곡 : 프롬나드, 리모쥬의 시장

피아노

관현악

Synthesizer 연주

리모쥬의 시장

 

     

   프롬나드(Promenade), Allegro giusto, 내림나장조 5/4박자와 6/4박자가 교체됨 - 처음과 같은 템포

     

  리모쥬의 시장(Limoges - Le Marche),

      Allegretto viva sempre scherzando, 내림마장조 4/4박자

 

  리모쥬는 남서 불란서의 도자기 명산지로 유명한 거리이다. 그 리모쥬의 떠들썩한 시장에서 말다툼하는 여자들. 그림뿐만 아니라 음악으로서도 좋은 소재가 된다. 차츰 흥분하기 시작하는 여자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거의 쉬지 않고 이야기가 이어진다(악보12).

  피아노곡에서는 프롬나드를 연주한 후 본 곡을 연주하지만, 관현악곡에서는 프롬나드 없이 곧 바로 본 곡을 연주한다.

     

    

    

       

anib06.gif 제8곡 : 카다콤브(로마시대의 지하 무덤)

피아노

관현악

Synthesizer 연주

카타콤브

 

     

  카다콤브(Catacombae), Largo, 3/4박자

 

   카다콤브는 로마 시대의 지하 묘지이다. 원화는 빠리에 있는 카타콤브를 하르트만 자신과 친구 건축가인 케넬 두 사람이 안내인과 함께 을씨년스런 표정으로 구경하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음악도 음산한 기분으로 가득 차 있다.(악보13)  중간쯤에 갑자기 단편적인 가락이 나타나고(악보14), 곡의 뒷 부분은 Cum Mortuis in Lingua Mortua라 불리는데 프롬나드 주제의 변주가 계속되는 부분으로 "죽음의 말로 죽은 자에게 하는 대화"란 제목이 붙어 있다.(악보15)

     

 

     

       

     

           

anib06.gif 제9곡 : 바바야가의 오두막집

피아노

관현악

Synthesizer 연주

바바야가의 오두막집

 

     

   바바야가의 오두막집, Allegro con brio feroce, 사장조 2/4박자

     

  기묘한 제목이지만 하르트만이 디자인한 오두막집 모양의 시계그림으로, 이상하게 생긴 2개의 닭발 모양위에 슬라브(러시아)의 옛이야기에 나오는 요술쟁이 할머니인 바바야가의 오두막을 그린 것이다.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자유자재로 나는 바바야가가 암탉 다리위에 지은 오두막집에 살고 있다고 사람들은 생각했다. 음악은 공중을 날아다니는 바바야가를 그렸으며, 강약의 기복이 심하고 전체적으로 괴이한 느낌을 강하게 주고 있다. 

  곡은 날카로운 동기로 비롯되믄데 무엇인가가 활동하기 시작한 느낌을 받는다. 이윽고 그 힘은 지속적으로 되어 크게 부풀어가며(악보16), 화음의 연타에 의한 격렬한 주제(악보17)에 도달한다.

  중간부는 Andante mosso 4/4박자로 여린 트레몰로를 곁들이고 첫머리 주제가 낮은 성부에 전개된 후 처음 부분의 재현으로 이어진다.

     

 

           

        

     

anib06.gif 제10곡 : 키에프의 거대한 대문

피아노

관현악

Synthesizer 연주

키에프의 거대한 대문

 

 

       

  키에프의 거대한 대문,

     Allegro alla breve maestoso con grandezza,

            내림마장조 4/4박자

 

  하르트만은 키에프 시로부터 의뢰를 받고 러시아 풍의 둥근 지붕을 얹은 누각의 문을 설계 했다. 그 그림에 의거하여 만든 장대한 끝 곡이다.


  거인의 발걸음과도 같은 당당한 선율(악보18)로 시작하며, 크게 부풀어 오른 뒤, 갑자기 코랄이 들려온다(악보19). 이어 옥타브를 오르내리는 움직임이 이것을 화려하게 장식한다. 이어서 다시 종교적인 코랄이 재현된 뒤 점차로 부풀어 올라가며 호화로운 패시지를 마치고 첫머리의 주제가 더욱 더 장대하게 다루어지며 최후에 다시 한 번 주제의 에너지를 전부 방출하는 것 같은 코다로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