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제 Bizet, Geor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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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르의 여인> 모음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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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2년 비제는 카르발로(당시 보드빌극장의 지배인)의 권고로 프랑스의 문호 도데(Alphonse Daudet ; 1840 - 1897)의 희곡 <아를르의 여인>의 극중 음악으로 27곡의 관현악곡을 작곡했다. 이 극은 동년 10월 1일 파리의 보드빌극장에서 초연되었으나, 평이 좋지 않아 15회의 상연으로 막을 내렸다. 비제는 이 극중 음악에서 4곡을 골라 대관현악용으로
편곡하여 극이 초연된 얼마 후인 11월 10일 파리의 파들루 연주회에서 발표하여 호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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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가 선곡한 4곡은 현재 '제 1 모음곡'으로 불리워지고, 비제가 죽은 후 친구이며 파리 국립 음악원 작곡학 교수인 기로(Ernest Guiraud ; 1837 - 1892)가 편곡한 4곡은 '제 2 모음곡'으로 불리워진다. 두 모음곡은 세계 각국의 연주회 주요 곡목으로 연주되고 있으며, 아름다움과
서정성이 넘치는 걸작으로 비제의 명작인 <카르멘>의 음악과 함께 불멸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극으로 상연될 경우에는 원작 그대로 27곡의 극중 음악에 합창이 붙어 상연되고 있다.
희곡의
줄거리를 살펴 보면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방의
아를르라는 작은 도시에 인접한 「카마그르」라는 시골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랑을 주제로 한 3막짜리 극으로 이 아를르의 여인은 극 중의
중요한 인물이지만 무대에는 등장하지 않은 배후의 인물이다.
[제1막]
마을 유지의 맏아들인 20세의 부자 청년 프레데리는, 어릴적에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 로즈와 할아버지 프랑세, 그리고 늙은 하인인 바르타잘,
14세의 백치인 아우와 함께 살고 있다. 프레데리는 아를르의 거리에서
아름다운 처녀를 만났는데 사랑에 빠져 결혼하려 한다. 충실한 하인인
바르타잘은 완고하게 이 혼담을
반대한다. 여기에 목장지기 미티피오가 나타나 아를르의 여자는 자신의
연인임을 주장하며 프레데리의 혼담을 방해한다.
[제2막]
이웃 마을에 사는 노파 루노의 양녀인 비베트라는 마음씨 착한 소녀는
어렸을 때부터 프레데리의 집에서 자주 심부름하는 사이에 프레데리를
사모하게 된다. 프레데리의 어머니 로즈는
비베트를 프레데리의 아내로 맞이하고 싶었으나 프레데리는 끝내 아를르의
여인을 단념하지 못한다. 어머니는 마지못해 프레데리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결심하였으나, 하인 바르타잘은 프레데리의 장래를 염려하여 완고하게
아를르의 여인을 배격한다. 프레데리는 모든 사람의 행복을 위해 아를르의
여인을 단념하고 비베트와 결혼하기로 결심한다.
[제3막]
성 에로와의 축제날(12월 1일) 프레데리와 비베트와의 결혼이 축하 받는다.
그녀의 양모인 루노 할머니는 몇 십년만에 비로소 이 집을 방문하여
옛날의 연인인 바르타잘과 상면한다. 그런데 목장지기 미티피오가 나타나
바르타잘에게 오늘밤 아를르의 여인과 도망치겠다고 한다. 이것을 엿들은
프레데리는 갑작스럽게 아를르의 여인에 대한 욕정이 솟구치고, 질투를
억누를 수 없게 된다. 마침내 그는 곡물 창고의 높은 창에서 앞마당으로
뛰어내려 죽고 만다.
그리고
이 극에서 계속 나오는 백치인 아우는 비극의 진행과 함께 차차 제정신이
들기 시작한다. 이 지방에서는 백치의 아이는 집안의 불행을 막는다는
미신이 있고, 그 회복이 불행을 예고한다는 그런 뜻이 대사 속에 나타나
있다.
비제 Bizet, Geor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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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르의 여인> 제 1 모음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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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에서는 이 곡이 제1막의 개막 전에 연주된다. 극중에서는
제3막 2장의 처음과 중간부분에서, 문 밖에서
들리는 사람들의 노래(혼성합창)로서 사용되고
있다. 프로방스 지방의 민요 '세 임금의 행렬'의 선율에 의한 유명한
행진곡의 테마가 목관과 현의 투티로 힘차게 나타난다.(악보 A) 이 테마가 4회 변주를
한다. 제1변주는 클라리넷의 가락을 다른 목관이
대위법적으로 반주하는 가장 여린 연주의 우아한
가락, 제2변주는 목관이 연주하는 가락을 현의
트레몰로가 계속해서 오르내리며 반주하는
격정적인 가락, 제3변주는 Andatino의 느린
빠르기 다장조로 호른과 첼로가 2부 선율을
연주하고, 파곳(바순)이 셋잇단음표로 오르내리면서
반주하는 가락, 제4변주는 원래의 Allegro
다단조로 돌아가 전 합주가 세게 연주하는
가장 화려하고 힘찬 가락이다. 여기에 짧은
후주가 있은 후에 Ab 장조 4/4박자로 옮겨 진다. 현의
반주에 실려 색소폰이 백치 아우의 동기를
구슬픈 분위기로 이끈다.(악보 B) 이 백치
아우의 동기는 극중에서 여섯 번 나타나는데
어느 것이나 백치 아우의 등장에 동반하는
것이다. 이어 프레데리의 고뇌를 담은 바이올린이 열정적으로 펼쳐지고(악보
C), 그것이 확대되어 사장조의 격렬한 느낌이
드는 클라이막스로 들어가 마치게
된다.
A 
B 
C
 
본래의 희곡에서는 제3막의 개막 전에 연주되는 아름다운 미뉴에트로
집안의 만류를 받아 들여 아를르의 여인을 단념하는 프레데리, 그리고 그를 연모해 오던 소녀 비베트와의 약혼을 축하하는 장면이다. 빠르기가
빠른 미뉴에트 춤곡으로 약간 촌스러운 느낌이
있다. 처음에 주제가 나타나 이것이 힘차고
소박하게 확대되어 일단락 짓고, 이어서 순조롭게
오르내리는 부주제가 클라리넷과 색소폰에
내림가장조로 나타나서, 거기에 바이올린이
고요하고 다정스러운 가락을 덧붙인다. 이어서
트리오 부분에 들어가는데 변화와 매력으로
가득차 있다. 다시 처음부분이 되풀이 되는데
같은 소재이긴 하나 단축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소박함과 선명함에 빛나며, 시골의 축제같은
기분을 예고하는 곡이다.

 
본래의 희곡 제3막 1장과 2장에 바탕을 둔 곡으로 약음기를 단
현악의 조용한 연주가 애절하기 그지없는 아름다운 곡이다. 프레디와 비베트의 약혼 잔치가 벌어지던 날, 비베트의 어머니 르노는 프레디 집안의 하인
바라타잘과 수십년만에 재회를 하게 되는데 이 두사람은 사랑을 하면서도 결혼을 하지 못했던 젊은 날을 회상하며 그리움에 눈물이 젖는다. 아름다운
옛 정취가 사랑을 가득 안은 채 가슴으로 밀려 온다. 아다지에토라는 말은 아다지오(Adagio)보다
약간 빠른 속도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지만,
또 곡의 이름으로서는 <아다지오의 빠르기로
된 작은 곡>리아는 뜻도 있다. 여기서는
후자의 뜻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우선 더블베이스를 제외한 현악기의 4부 합주로 비올라의
반주 리듬 위에 바이올린과 첼로의 주제가
우아하고 단순하게 제시된다. 이 가락은 8마디로
되풀이되어 약간 변화한 다음, 애절한 부주제가
나타나서 절정을 이루고 다시 주제 가락으로
되돌아와 끝난다. 이 음악의 아름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으로, 비제의 작품 가운데서도
뛰어난 걸작으로 꼽힌다.

 
3막 1장의 막이 오르면 축제의 무드는 무르익고 축하의 꽃다발이
즐비하게 늘어선, 시골집 뜰에 말쑥하게 차려입은
하인들이 분주하게 드나든다. 이어 루노 할머니가
처음으로 등장, 프레데리의 가족들과 반갑게
인사한다. 이를 축복하듯이 멀리서 교회의 종소리가
들려 온다. 그 소리에 실려 명랑한 주제가락(악보 D) 이 나온다. 종소리의 모방은
세 개의 음으로 이루어지고, 마디마다 그r것이
되풀이 되며 이 곡의 1부 전체에 계속되나,
그것을 4개의 호른이 큰소리로 연주하며, 하프와
바이올린의 피치카토와 비올라의 연주가 합쳐져
참으로 보기드문 솜씨를 보여주고 있다. 2부에
들어서면 올림다단조 6/8박자로 플루트는 아름다운 선율을(악보
E) 바이올린의 반주 위에 느리게 연주하며,
3부에서는 처음의 악상으로 돌아가지만 약간
단축되어 있다.
D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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