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

 

 

독일 레퀴엠

 

   

 

Johannes Brahms

- Ein Deutsches Requiem, Op.45 -

   

   

    

     

 

Barbara Bonny, Andreas Schmidt, Rudolf Scholz,

Carlo Maria Giulini(cond), Wienner Philharmoniker

 

10년이 넘는 작곡기간

  이 작품의 작곡 동기는 스승 슈만의 죽음(1856), 어머니의 죽음 등이 거론된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1856년 슈만이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후에 대략적 스케치가 시작되었고 1859년 즈음 구상을 작품으로 옮겼으며, 잠시 손을 놓고 있다가 1865년에 겪은 어머니의 죽음 이후에 본격적인 완성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죽음을 소재로 한 첫 작품인 〈장례의 노래〉 Op.13이 1858년 즈음 성공을 거두어, 같은 소재로 보다 큰 규모의 작품을 쓰기 위한 추진력을 더했다. 처음 완성했을 때는 6악장 구성으로 완성이 되었고, 이후 부분적인 초연은 1867년부터 1~3곡, 6곡의 순서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못한 브람스가 지금의 5곡을 추가하여 7악장 구성을 완성시켰고, 이 전곡의 초연은 1869년 2월 라이프치히에서 이루어졌다. 맨 처음 부분적인 초연 때와는 달리 전곡 초연은 매우 큰 성공을 거두면서 향후 10년간 독일어권에서 100회가 넘게 연주가 이루어졌다. 

죽은 이가 아닌 남은 자들의 레퀴엠

  일반적인 레퀴엠들은 모두 라틴어 전례의 원문을 가사로 하고 있으나 이 곡에는 루터가 독일어로 번역한 성경의 여러 부분들 중에서 브람스가 선택한 구절들이 가사로 붙어있다. 즉 이것은 다른 레퀴엠처럼 진혼 미사를 위한 전례곡이 아니라, 연주회용 레퀴엠인 것이다. 또한 브람스는 평소 교회에 잘 나가지 않았으나 스스로 루터교인이라 칭하며 늘 성경을 읽었다. 종교를 개인적으로 이해하려 노력한 셈인데, 가사 역시 일반적 레퀴엠과는 달리 무겁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도 남은 자들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1. Selig sind_die da Leid tragen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합창)

                                                      (될수 있는대로 느리게, 표정을 붙여서)

                   마 5:4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시 126:5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

마태복음과 시편의 구절을 가사로 사용하였다. 슬픔이 있지만 후에 위로가 주어질 것을 이야기하는데, 관현악 모두에 높은 음역을 맡은 악기들이 사용되지 않고 있어 차분한 음색을 가진다. 어둡지만 신비로운 분위기가 특징이다.

 

  2. Denn alies Fleisch_es ist wie Gras  모든 육신은 풀과 같고 (합창)

                                                      (느리게 행진곡풍으로)

                   벧전 1:24-25  그러므로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이 풀의 꽃과 같으니라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주의 말씀은 세세토록 있도다

                   약 5:7  형제들아, 주의 강림하시기까지 길이 참으라. 보라, 농부가 땅에서 나는 귀한
                             열매를 바라고 길이 참아, 이른 비와 늦은 비를 기다리나니

                   사 35:10  여호와의 속량함을 받은 자들이 돌아오되, 노래하며 시온에 이르러 그 머리위에
                             영영한 희락을 띠고 기쁨과 즐거움을 얻으리니

일곱 곡 중에 가장 먼저 작곡된 곡으로, 베드로 전서와 야고보서, 그리고 이사야서에서 가사를 가져온 장송행진곡이다. 모든 생명체의 필멸 가운데 구세주 말씀의 영원함, 구세주 재림까지의 인내, 영원한 기쁨과 즐거움이 가사의 내용이다. 힘차고 열광적인 분위기로 마무리된다.

 

  3. Herr iehre doch mich  주여 나의 종말과 연약함을 알게하사 (바리톤 독창과 합창)

                                                      (Andante moderato)

                   시 39:4-7 주여 나의 종말과 연한이 어떠함을 알게하사 나로 나의 연약함을 알게 하소서
                             주께서 나의 날을 손넓이 만큼 되게 하시며, 나의 일생이 주의 앞에는 없는 것 같사
                             오니,진실로 각 사람은 그림자 같이 다니고, 헛된 일에 분노하며, 재물을 쌓으니 누가
                             취할른지 알지 못하나이다. 주여, 내가 무엇을 바라리요, 나의 소망은 주께 있나이다.

시편에서 가사를 취했으며 인간의 나약함과 고뇌를 바리톤이 독창으로 이야기한다. 이어지는 외경의 ‘솔로몬의 지혜’ 편에서 가져온 구절은 주의 손 안에 있는 영혼은 고통 받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낮은 음역에서 지속되는 D음 위에서 푸가로 반복된다. 가장 인간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일곱 개의 곡 중 가장 중요한 곡이라 할 수 있겠다.

 

  4. Wie lieblich sind Deine Wohnungen  주의 장막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지요 (합창)

                                                      (적당히 운동적으로 Con moto moderato)

                   시 84:1-4 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장막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지요. 내 영혼이 여호와의
                             궁전을 사모하여 쇠약함이여, 내 마음과 육체가 생존하시는 하나님께 부르짓나이다.
                             저희가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

3곡과는 대조적으로 전곡 가운데 가장 짧다. 천국에 대한 찬가로 청명한 분위기이다.

 

  5. Ihr habt nun Traurigkeit  지금은 너희가 근심하나 (소프라노 독창과 합창)

                                                      (느리게 Andante)

                   사 66:13 어미가 자식을 위로함 같이 내가 너희를 위로할 것인즉

브람스가 곡 완성 후에 함부르크에서 작곡하여 추가한 곡으로, 요한복음과 이사야서 등에서 가사를 차용했다. ‘어미가 자식을 위로하는 것과 같이 내가 너희를 위로할 것이다’라는 약속을 소프라노에 이어 합창이 노래한다.

 

  6. Denn wir haben hie keine bleibende Statt  우리가 기다리는 영원한 도성은 없고

                                                      (바리톤 독창과 합창) (느리게 Andante)

                   히 13:14 우리가 여기는 영구한 도성이 없고, 오직 장차 올 것을 찾나니

                   고전 15:51,52, 54, 55 보라, 내가 너희에게 한 비밀을 말하노니, 우리가 다 잠잘 것이 아니요,
                              마지막 나팔에 순식간에 홀연히 다 변화하리라. 나팔소리가 나며 죽은 자들이
                              썩지 아니할 것으로 다시 살고, 우리도 변화하리라. 사망이 이김의 삼킨 바 되리라고
                              예언하신 말씀이 응하리라. 사망아, 너의 이기는 것이 어디 있느냐. 사망아 너의 쏘는
                              것이 어디 있느냐.

                   계 4:11 우리 주 하나님이여, 영광과 존귀와 능력을 받으시는 것이 합당하오니, 주께서
                              만물을 지으신지라. 만물이 주의 뜻대로 있었고, 또 지으심을 받았나이다

히브리서와 고린도전서로부터 가사를 차용하였으며, 일반적 전례용 레퀴엠의 ‘진노의 날’(Dies irae)에 상당하는 곡이다. 세상의 죽음에 대한 묵시적 선언을 바리톤이 노래하고, 뒤따르는 합창은 신에 대한 믿음을 전함으로써 희망과 평안을 찾는다. 힘찬 대푸가와 함께 전곡의 클라이맥스를 이룬다.

 

  7. Selig sind die Toten  주 안에서 죽는 자들은 복이 있도다 (합창)

                                                      (장중하게 Maestoso)

                              죽은이는 영원한 휴식으로 들어가고, 승천한 사람들의 행복을 기원한다.

                   계 14:13 지금 이후로 주 안에서 죽는 자들은 복이 있도다

요한계시록에서 가사를 가져온 부분으로, 죽음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악장이다. 죽은 이는 승천하여 영원한 안식을 얻고, ‘남은 자들의 레퀴엠’답게, 남겨진 이들은 그들의 행복을 기원하고 위로를 얻는다. 장중한 분위기가 차분하고 온화하게 마무리된다.